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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꼭 그래야만 했을까

방거사 2011. 2. 3. 15:38

                                    

 

 

                                        꼭 그래야만 했을까

 

 

                                                                                      8기  방종현

 

 

행복을 전도한다며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던 분이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분의 강연을 듣거나 저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잠시 패닉에 빠졌으리라.

왜 그랬을까. 꼭 그래야만 했을까. 해결 방법이 그것 밖에 없었을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 분은 입담이 워낙 뛰어나서 강연을 듣거나 저서를 읽은 사람은 자연 그 분의 펜이 되기도 한다. TV에서 보아왔던 그녀를 우연찮은 기회에 두어 번 자리를 함께 한 일이 있었다. 한번은 강연회였고 또 한 번은 유명인사와 대구에 있는 양로원에 봉사를 함께 할 때 원장실에서 같이한 티.타임 때였다. 사석에서 직접 면대면 해보니 의외로 다소곳한 면도 있고 TV에서보다 더욱 다정다감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 분의 죽음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만 안타까운 건 사실이다. 왜 그랬을까, 죽음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병마와 싸우며 2년 여를 고통 속에서 보내다가 스스로 택한 길이라는 걸 뉴스보도를 보고 알았다 .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하지 않았는가. 죽음의 길을 남편과 같이 했다는데 건강한 남편은 더 살게 할 수는 없었을까? 죽음까지 함께 함으로써 그녀도 행복하고 남편도 행복했을까? 서로가 지극한 사랑으로 선택한 죽음의 길이니 행복한 동행이었을까? 고귀한 생명을 버림으로서 진정 행복했다면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

 내가 안타까워 하는 것은 행복을 전파하는 전도사임을 자처하는 분이기에 더욱 애잔한 맘이 들어서이다.

그 분의 얘기에 귀 기울이며 행복이란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을 많은 사람들의 허망함을 어떻게 메울 수 있단 말인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15년 전 내가 교리를 받고 천주교에 입문 했을때 신부님께서 하신 강론이 떠오른다. 누구나 죽음의 길은 불안하고 두렵다. 죽음의 막연한 두려움을 주님께서 죽음으로 몸소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주님도 가신 길을 우리는 뒤따르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요지의 말씀이었다.

그녀도 남편이 함께 함으로 불안을 덜었으리라.

요즘 나이 63세라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여자의 평균 수명이 82세라 하지 않은가.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앞으로 20년은 더 살 나이인 것이다. 날로 의술이 발전되고 있어 하루라도 더 생명을 연장하다 결국은 완치를 꿈꾸며 냉동인간이 되기를 자처하는 시대에, 그녀가 앓아왔던 지병도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은 왜 놓아 버렸을까?

동반한 부군은 72세로 지병이 없이 건강했다니 남자 평균 수명으로 봐도 앞으로 10년은 더 살 수 있다고 본다.

그런 그들이 더 이상의 선택은 없었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요즘 부쩍 유명인의 자살이 늘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환호를 받으며 인기인으로 살아가는 일이 그리 녹녹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녀도 방송에서 스타강사요, 유명작가였다. 인생은 연극이다라고 말하는 철학자도 있었고 박수칠 때 떠나라는 연극도 있었다. 병마와 싸우면서 펜들에게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박수칠 때 떠날려고 한 것일까 ?

안타까운 건 행복을 전도하는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므로 진정한 행복이 존재하냐에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출처 : 달구벌수필
글쓴이 : 방거사(방종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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