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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기사

방거사 2011. 7. 25. 00:59

선비의 노래 시조창 가락에 격조 높은 여름밤 선사
 창립 48周 (사)대한시조(창)協 대구지부 첫 발표회
장재우·전임수씨 등이 정재복씨의 대금반주와 김령경씨의 집고에 따라 평시조 '한산섬 달밝은 밤에~'를 제창하고 있다.
장재우·전임수씨 등이 정재복씨의 대금반주와 김령경씨의 집고에 따라 평시조 '한산섬 달밝은 밤에~'를 제창하고 있다.
"산촌에 밤이 드니 먼뒷개 짖어온다. 시비를 열고 보니 하늘이 차고 달이로다. 저 개야 공산에 잠든 달을 짖어 무삼하리오."

대금반주와 장구 장단에 맞춰 김병석씨의 시조창이 울려 퍼지자 저녁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하나 둘 몰려들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대구스타디움 야외무대에서 방종현씨의 사회로 '해설이 있는 열린 시조창 발표회'가 열렸다.〈사〉대한시조(창)협회 대구지부(지부 사범 김령경)가 창립한 지 48년 만에 연 첫 발표회다.

방씨는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 마냥 끊어질듯 이어지는 멋이 있는 시조창은 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불러야 소리를 낼 수 있는 선비의 노래"라고 설명했다.

관객들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부터 초등학생까지 다양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소진양(성명초등 5년)이 나와 '청조야 오도고야~' 시조 창을 하자 또래들이 신기한 듯 바라본다. '한산섬 달밝은 밤에~' '이화에 월백하고~' '동창이
밝았느냐~' 등 많이 알려진 평시조와 사설시조 등 다양한 시조창이 이어졌고 여러 명이 함께 제창을 하기도 했다.

김령경 지부 사범은 "선비의 노래인 시조창은 오랫동안 여러 지방에서 고유한 방법으로 불려오다 한 가지 시조보로 통일되고, 요즘은 문화제 행사에서 시조경창대회가 열리고 있다"며 "우리 고유의 시조창을 널리 알리고 보급하기 위해 처음으로 발표회를 열게 됐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또 홍송자 대구시 복지관 시조창교실 강사는 "같은 시조를 10년을 불러도 싫증이 나지 않는 시조창은 단전에서 밀어 올리는 소리로 다섯 박과 여덟 박을 번갈아 가며 불러야 하는데, 단전호흡 효과가 있어 건강에도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

현대시조를 쓴다는 김환수씨(49·대구시 서구 비산동)는 "우연히 시조창소리를 듣고 들렀는데 고시조뿐만 아니라 현대시조도 창법에 맞춰 노래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