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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기사

방거사 2011. 9. 28. 20:47

"수필의 씨앗 뿌리고…싹 틔우고…작품으로 열매 맺고…"
 수필과 지성 아카데미
 대구교육대서 열려 인기
 되돌아보는 삶속으로…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수필과 지성 문예아카데미 수강생들이 지난 11일 저녁 대구교육대 강의실에서 장호병 대구수필가협회장으로부터 수필 강의를 듣고 있다.
수필과 지성 문예아카데미 수강생들이 지난 11일 저녁 대구교육대 강의실에서 장호병 대구수필가협회장으로부터 수필 강의를 듣고 있다.
"튼실한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씨앗이 좋아야 합니다. 또 아무리 우량종자를 구했더라도 싹을 틔우는 기술이나 환경이 바르지 못하면 좋은 열매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매주 목요일 오후 6시30분 대구교육대 제1 강의동 102호 강의실은 수필의 씨앗을 심고 싹을 틔우기 위해 모여 든 수강생들의 열기로 뜨겁다.

지난 4일 개강해 11일 두번째 수업을 맞이한 '수필과 지성 문예아카데미 8기'는 신입생 40여명과 기존 수업을 받아온 선배, 수업을 돕기 위해 참석한 등단 수필가들로 빈틈없이 꽉 찼다.

퇴직한 은발의 노 교수와, 위암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가 회복하여 새로운 삶을 꿈꾸는 분, 인생의 황혼기를 맞아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자서전을 준비하는 분도 있다.

불혹의 나이에 '나'를 찾아 나선 주부와 어눌한 말씨로 자신을 소개하는 장애우도 함께 어울려 공부하고 있다. 암과 투병하며 글쓰기를 통해 삶의 기쁨을 발견하는 글벗도 있다. 30~40대 주부, 현직에서 퇴직한 분, 직장인 등 직업과 연령도 다양하다. 그러나 수필쓰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마음은
모두 한마음이다.

강의를 듣기 위해 대구뿐만 아니라 김천, 안동, 영천, 청도 등 먼 곳에서도 참석했다.

이날 1교시 강의를 맡은 장호병 대구수필가협회장은 "글쓰기는 당연히 두려운 일이지만 두려움을 숨기지 말고, 쉬운 것부터 단계적·구체적으로 쓰라"고 강조했다. 또 "쓰다보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본질적인 생각이 떠오르고, 가시적인 세계 너머의 비가시적인 세계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1교시 후에는 김밥과 떡, 과일, 차 한 잔으로 간단한 저녁식사를 했다. 직장에서 바로 퇴근한 수강생들을 위한 배려다.

식사 후 이어지는 수업은 합평이다. 4~5명씩 모둠을 만들어 주어진 글제로 각자가 쓴 글을 평하는 수업이다. 지난주 주어진 글제 '기회'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국영기업체에서 정년퇴직했다는 방종현씨는 "열심히 공부하여 수필집 한 권이라도 남길 기회를 얻은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미조씨는 "긴 사회생활 동안 기회를 잘 잡지 못했다"며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는 충분히 요리할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이 될 것"이라고 글로 표현했다.